공공기관 공간 활용, 엘리베이터 대기 공간이 메시지가 되는 순간
공공기관 공간 활용은 더 이상 시설 배치나 동선 효율의 문제만은 아니다. 오늘날 공공기관은 공간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가, 그리고 이용자는 그 메시지를 어떤 순간에 인식하는가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 글은 엘리베이터 대기 공간이라는 일상적인 장소가 어떻게 공공기관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동국대학교 경주 WISE 캠퍼스의 실제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공공기관 정보 전달의 한계는 어디에서 발생하는가
대학을 포함한 공공기관은 다양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공지사항, 내부 안내, 기관의 방향성, 이용자를 위한 생활 정보 등 정보의 양은 이미 충분하다.
그러나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이 정보들은 종종 눈에 띄지 않거나 기억에 남지 않는다.
게시판은 일부만 확인되고
포스터는 공간의 일부로 흡수되며
디지털 안내는 특정 위치에만 머문다
이는 콘텐츠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기관 정보 전달이 이루어지는 ‘공간과 타이밍’의 문제다.
엘리베이터 대기 공간은 공공기관 내에서도 독특한 특성을 가진다.
이동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공간
이용자의 시선이 비교적 자유로운 상태
동일한 이용자가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장소
이러한 조건은 엘리베이터 대기 공간을 청사 대기 공간 활용의 관점에서 매우 효과적인 지점으로 만든다. 중요한 점은, 이 공간이 광고나 홍보를 위한 장소가 아니라 차분한 안내와 메시지 전달에 적합한 공간이라는 점이다.
엘리베이터 안내 화면이 작동하는 방식
동국대학교 경주 WISE 캠퍼스는 엘리베이터 대기 공간을 단순한 이동 전 공간이 아닌, 학생과 학교가 만나는 커뮤니케이션 지점으로 해석했다.
이 공간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안내 화면은 강한 시각적 자극이나 직접적인 홍보를 목적에 두지 않는다.
대신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짧고 명확한 메시지 구성
일상 동선 속에서의 반복 노출
학교의 톤과 정체성에 맞춘 차분한 표현
이러한 접근은 공공기관 디지털 안내가 어떻게 ‘부담 없이 인식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이용자 경험 관점에서의 공간 변화
공공기관을 이용하는 경험은 특정 공간 하나에서만 형성되지 않는다. 이동, 대기, 잠시 멈추는 순간들이 쌓이며 이용자는 기관의 태도와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인식한다.
이 사례에서 핵심은 어떤 기술을 사용했는지가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왜 엘리베이터 대기 공간이었는가
누구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는가
어떤 톤과 방식이 이 공간에 적절한가
동국대학교 경주 WISE 캠퍼스는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엘리베이터 대기 공간이라는 일상적인 장소를 선택했다. 그 결과, 이 공간은 단순한 이동 전 장소가 아니라 학교의 메시지가 머무는 공간이 되었다.
공공기관 공간 활용은 더 넓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공간을 어떻게 해석하고 사용할 것인가의 문제다.
엘리베이터 대기 공간처럼 그동안 주목받지 않았던 장소에서도, 공공기관의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될 수 있다. 짧은 대기 시간이 기관의 생각과 태도를 전하는 시간이 되는 순간. 그 변화는 크지 않지만, 분명히 인식된다.